『무정無情』 8판
이광수
박문서관
1938년(8판)
559면
19×13.8cm
상태 좋음
￦ 50,000,000
『무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1918년 7월 신문관과 동양서원에서 초판 발행 이후, 1920년 1월에 재판, 1922년 2월에 3판, 5월에 4판, 1924년 1월에 5판, 그해 12월에 6판, 1934년 8월에 7판, 1938년 11월에 8판 등 일제 강점기 동안에 여러 출판사로 발행소가 바뀌면서 출간되었다. 4판은 1922년 광익서관과 회동서관에서 발행되었는데, 최남선이 ‘한샘’이란 필명으로 쓴 서문 4면이 있다. 본문은 다시 1면부터 시작해 559면에서 끝난다. 따라서 이 책은 모두 563 면이다.
『무정』 초판과 재판의 장정이 마분지로 되어 있는데 반해 4판은 올이 굵고 두꺼운 갈색 천으로 표지 전체를 씌웠다. 이는 『무정』의 판권이 3판부터는 광익서관과 회동서관으로 양도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4판의 앞뒤 표지에는 책의 제목은 물론 저자의 이름과 출판사 이름 등 어떠한 기록이나 디자인도 없다. 다만 책등에 제목을 세로로 넣고 그 주위를 아라베스크풍의 문양으로, 그 바로 아래에 ‘춘원작春園作’이라는 글씨를 검정색으로 인쇄했다.
6판은 1925년 흥문당서점과 회동서관에서 발행되었다. 6판 역시 본문이 559면으로, 4판과 동일한 조판으로 인쇄하였다. 다만 4판에 있는 서문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실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판과 6판의 정가는 1원 80전으로 같다. 6판의 표지도 천으로 씌웠는데, 4판에 비해 올이 고운 광목을 사용했다. 4판의 장정이 앞뒤 표지를 모두 여백으로 처리한 데 반해, 6판의 장정은 앞표지에 ‘무정無情’과 ‘춘원창작春園創作’이란 글씨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고, 책등에는 ‘무정無情’과 ‘경성京城 회동서관발행滙東書舘發行’을 세로로 넣었다. 이처럼 『무정』 4판과 6판의 제책방식은 당시로서는 매우 고급스럽고 이색적인 장정이었는데, 이와 견줄만한 예를 다른 책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4판과 6판의 판권에는 저작권 소유자 겸 발행인이 모두 고경상高敬相으로, 인쇄소는 계문사인쇄소啓文社印刷所와 흥문당인쇄소로 각각 기록되어 있다. 광익서관과 흥문당서점은 회동서관 설립자인 고유상의 둘째 동생 고경상이 운영하고 계문사인쇄소는 첫째 동생 고언상高彦相이 운영하던 회동서관의 자매회사다.
8판은 1938년 박문서관에서 발행되었다. 8판 역시 4판과 6판의 본문 페이지 559면과 같다. 다만 마지막 전 페이지 즉, 4판과 6판의 558면 첫째 글자 “여”자가 좌우가 뒤집어진 채로 인쇄되었다. 이로 미루어 8판에서는(또는 7판에서부터) 이때까지의 오탈자를 바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8판의 제책은 초판, 재판, 4판, 6판과는 달리 둥근등 양장인데, 이와 같은 제책 형식은 이때까지 출간된 도서 중에서도 그 예가 아주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정』 8판 역시 현재로서는 장정가를 알 길이 없다.
이처럼 『무정』 4판과, 6판, 8판은 우리의 문학사뿐만 아니라 도서 장정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출판물이다.
